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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사회 416] 배연국 논설위원의 '천상에서 온 편지'
등록일 2021-07-06 글쓴이 관리자 조회 118

감격사회
감격사회 416호. 발행일 2021.7.5

 

<천상에서 온 편지>

배연국
논설위원

영국 교사 폴 플래너건은 2009년 피부암 선고를 받자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어린 두 자녀에게 수백 통의 편지를 써서 집안 곳곳에 숨겨두었다. 그는 컴퓨터에도 이런 글을 남겼다. “행복한 인생을 사는 공식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고 너희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단다.” 편지의 존재는 사후 2년쯤 세상에 알려졌다. 아버지가 자녀에게 보낸 ‘천상의 편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 병사 토머스 휴스는 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 서부전선으로 향했다. 젊은 병사는 군함에서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이 편지를 바다에 떨어뜨려 당신을 찾아가는지 지켜볼 참이오. 안녕, 내 사랑! 곧 돌아가겠소.” 휴스는 편지를 병 속에 넣고는 바다에 던졌다. 열흘쯤 후 병사는 그만 전사하고 말았다. 85년이 지난 1999년, 그의 편지는 템스강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의 눈에 띄었다. 어부는 수소문 끝에 그의 가족들을 찾아냈다. 하지만 병사의 아내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고, 가족들은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난 후였다. 어부는 곧장 뉴질랜드로 날아가 병사의 딸에게 빛바랜 편지를 전했다.

이번에는 95년 만에 병 속의 편지가 발견됐다. 미국 여성 제니퍼 다우커는 최근 미시간주의 셰보이건강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편지가 든 병을 발견했다. 편지에는 “이 병을 습득한 분은 셰보이건의 조지 모로에게 전해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모로가 자신의 18살 생일 무렵에 물에 떠내려 보낸 편지였다. 다우커는 페이스북에 편지 사진과 사연을 올렸다. 며칠 후 모로의 딸에게서 연락이 왔다. 딸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덕분에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되었어요.”

가족을 뜻하는 영어 family는 father(아버지)의 fa와 mother(어머니)의 m에다 I(나)의 i와 love(사랑)의 l, 그리고 you(너)의 y가 합쳐진 말이라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의미다. 그러니 우리가 가족에게 남길 소중한 유산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병 속의 편지와 같은 사랑의 유산이다.


※ 본 기고문은 세계일보(https://www.segye.com)에 투고하는 [설왕설래] 칼럼과
   블로그 칼럼(https://blog.naver.com/byk0833
)으로 계속 연재하여 드립니다.  

글쓴이 / 배연국

세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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