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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사회 420] 안균세 수필가의 '갈등(葛藤)'
등록일 2021-07-26 글쓴이 관리자 조회 91

감격사회
감격사회 420호. 발행일 2021.07.26

 

갈 등(葛藤)

안균세
수필가
 

올해의 하반기가 열린 7월의 첫 길목에서 오늘날,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는 혼란하고 불안한 정치 경제 사회상과 국론분열,지구촌을 어지럽게 하는 강대국들의 첨예한 대립을 보면서

오늘날 우리의 삶과 사회를 가장 어렵게 하고 힘들게 하고 고통과 불행을 안겨 주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빈곤인가, 미움인가, 다툼인가, 못 배움인가, 일자리인가, 질병인가, 전쟁공포인가, 부정부패인가, 경제침체인가, 불평등인가, 소통부재인가?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오늘 “갈등(葛藤)”이란 단어가 그 중심에 떠 오른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어떤 모임이나 조직이나 사회나 국가나 국가간이나 그 어떤 경우에도 가장 곤혹스럽고 풀기 어렵고 머리 아프고 시끄러운 것이 바로 “갈등”이란 문제인 것 같다.

갈등은 칡(葛)과 등나무(藤)가 서로 뒤엉키듯이 일이나 사정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 풀리지 못하고 화합하지 못함을 뜻하는 말이다.

덩굴식품인 칡은 원래 동아시아가 원산지이지만 최근 미국 남동부를 뒤덮는 외래종이 되었는데, 성장이 워낙 너무 빨라 미국에서는 “1분에 1마일씩 자라는 덩굴”이란 별명을 얻었다. 등나무 역시 위로는 물론 옆으로도 잘 퍼져나가는 덩굴식물로서 캘리포니아 시에라 마드라에 있는 등나무는 우리나라 상암축구장의 절반 정도나 퍼지며 무게가 자그마치 250톤에 이른다고 한다.

갈등은 정신분석의 근본개념중의 하나로서 한 개인의 마음속에서도 벌어지지만 때로는 가정과 사회구성원들을 극명하게 둘로 갈라 놓기도 한다. 최근 우리사회가 격심하게 겪고 있는 사회갈등은 남녀갈등, 종교갈등, 지역갈등,이념갈등, 빈부갈등, 세대갈등 등 참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리역사에서 가장 뿌리 깊었던 남녀갈등은 호주제 폐지를 분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았고, 또한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면서도 특히 기독교와 불교의 신도수가 엇비슷한데도 극한적인 대립이나 분쟁으로 치닫지 않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사회의 현안문제로 대두되고 가장 큰 문제가 지역갈등, 빈부갈등, 종교갈등이라기 보다 ‘세대와 이념갈등’이다.

이미 사라진 세대와 앞으로 나타날 세대의 갈등이란 있을 수 없는 어불성설이다. 세대갈등은 같은 시대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 상호간의 심리적인 변증관계일 뿐이다. 세대갈등의 외적 요인으로는 문화적 차이에서 드러난다. IT혁명, 인터넷 네트웍이나 쇼설 네트웍 같은 수많은 소통도구 범람하는 정보시대에 이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가까이 다리를 탈 수 있는 문화적 차이에서 갈등은 비롯된다. 복잡해지고 신속해지는 문명이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의 공감대는 무시할 수 없는 괴리가 존재한다. 그뿐 아니라 쾌락과 감성에 치우치는 신세대들의 찰나적이고 즉흥적인 인생관은 보수적인 기성세대와의 거리를 더욱 멀게 한다.

또한 갈등의 내적 요인은 삶의 경험에서 형성된 가치관의 차이에 존재한다. 긴 세월 수많은 인생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름대로 정리한 사람들과 이제 갓 피어나 이런저런 경우 따지지 않고 즉흥적으로 사고하며 행동해 버리는 신세대의 생각은 서로 못마땅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상황의 굴곡에 견디어 온 기성세대의 모습 속에는 타협과 변질의 부정적인 모습도 존재한다. 그러한 모습들은 물불 안 가리는 정의감으로 충만한 신세대 눈에는 긍정적으로 비칠 수는 없다. 또 현실의 두려운 무게를 모른 채 소리를 지르는 신세대의 경솔함을 기성세대에게는 불쾌하며 철딱서니 없이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구상에 이념으로 갈라진, 현재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북한이 존재하는 한, 북한의 전쟁위협과 핵 공격 위험아래서 오랜 기간 자행되어 온 남한적화전략에 의해 우리사회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이념적 좌, 우로 갈리고 종북주의자들의 토양이 사회전반에 퍼져있다. 여기에 정치지도자들과 대선주자들의 정책과 원칙이 없는 갈지자 발언과 행태, 나라의 운명이나 앞날을 생각 치도 않은 표만을 의식한 포퓨리즘, 그기에 추종하는 정치세력과 집단, 합리적인 이념논리를 제시하지도 않고 자의적인 편만 가르는 위험천만한 국론분열을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이념간 세대간에 극명하게 다르게 분출되고 있다.

몇 십 년 동안 우리사회 특히 정치사회에서 빚어온 지역갈등은 이제 거의 퇴색되어 버렸고, 빈부갈등은 이 땅에 민주주의가 존재하고 경제가 발전하는 한 끊임없이 조율해야 할 문제이지만, ‘세대와 이념갈등’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정면충돌을 피하기 어렵고 더욱 정치분위기에 휩쓸려 대결구조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이 요즘의 정치 사회현상이다.

앞으로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와 사회를 바라보고 인식하는 의식구조, 가치관에서 ‘세대와 이념차이’는 갈수록 색깔이 선명하게 벌어지고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므로 특히 현정권 말기와 내년의 대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가 이를 잘 지혜롭게 추스르고 슬기롭게 조율하고 또한 조화를 이루는 포용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한다면,이는 “세대와 이념갈등”이 아니라 “세대와 이념전쟁”이 될 전초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글쓴이 / 안균세

대기업 임원 역임, 중소개인기업을 경영하며 <문학과 의식> 수필등단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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