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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사회 252] 박성현 회장의 '창업국가 이스라엘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등록일 2017-12-26 글쓴이 관리자 조회 1408

감격사회 252호. 2017. 12. 26.         
‘창업국가’ 이스라엘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올해로 한국과 이스라엘은 외교 수립 5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나라의 과학자들과 대학총장들을 초청하여 이스라엘을 볼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필자는 초청된 과학자 그룹에 끼어 지난 11월 초순에 이스라엘을 일주일간 들러보게 되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유사한 점이 많다는 데서 우선 연민의 정을 갖게 되었다. 두 나라 모두 1948년에 건국되었으니 내년으로 건국 70년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 지도를 보면 이스라엘은 삼면이 적대적인 아랍국가들로 둘러 쌓여 있고, 한 면이 바다에 접해 철저히 고립된 국가이다. 우리나라도 삼면이 바다이면서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어려움을 준 중국과 일본이 접해 있고, 나머지 한 면은 매우 적대적인 북한이 접하고 있다. 그리고 두 나라는 모두 천연자원이 빈약하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절박한 주위 환경은 두 나라가 유사하다.

사실 이스라엘은 우리보다 더 열악한 여건의 국가이다. 이스라엘의 총면적은 경상북도 정도이자만 국토의 3분의 2가 사막이고, 인구는 800만 정도이며, 삼성, 현대, LG와 같이 눈에 보이는 특정 소비제품을 대량 생산해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대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은 2016년에 우리나라의 2만 8천불보다 많은 3만 7천불을 기록하여, 우리보다 국민의 경제 수준이 높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스라엘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이스라엘은 눈에 보이는 제품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첨단 과학기술에 기초한 도전적인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여 이스라엘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창업국가이다. 이스라엘 국민은 고등학교 졸업 후 남자는 3년간, 여자는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입학하며, 군복무 기간과 대학수업 기간 중에 창업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모든 국민이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이라는 어려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창업을 도와주는 벤처투자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기술벤처기업들이 다수 있어서 창업환경이 성숙되어 있다.

이스라엘에는 60여 개의 여러 규모의 대학이 있지만, 이 중에서 소위 ‘연구형 대학’은 8개로, 이들이 이스라엘의 창업과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테크니온(Technion) 공과대 졸업생들은 지난 20년간 1600여 개의 기업을 창업하면서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예루살렘 히브류(Hebrew) 대의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컴퓨터 공학 교수가 창업한 모빌아이(Mobileye)란 벤처기업은 최근 인텔이 무려 17조원에 매수했다. 샤슈아 교수와 그의 학생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연구하여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개발로 창업하였고, 자율주행 기술에 첨단을 걷고 있다. ADAS는 카메라 센서를 이용한 시각인식 장치 아이큐(EyeQ)를 통해 자동운전을 가능하게 하고, 신호등과 교통표지판을 인지하고, 도로 요철·낙하물·자연 장애물 등을 인식해 피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업국가로서 이스라엘은 이미 첨단 기술 개발에서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주요 선진국들이 신기술 선점을 위하여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과학기술 기반 창업 활성화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 법안에 묶여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딱한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 그 규제를 푸는 관련된 법안, 그리고 해외현황을 보면 <표 1>과 같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일단 불법으로 간주하는 규제 네거티브(negative) 제도는 새로운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신기술 개발이 절실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신기술과 신사업을 시도할 때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일단 허용하는 규제 파저티브(positive)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규제를 푸는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

각종 규제 완화로 인한 일부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나, 부작용이 무서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이를 차츰 해소해 나가는 방안을 강구하여 실시해 나가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규제 유연성에서 세계 95위인 소위 ‘안 돼 공화국’이다. 규제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면 신기술도 금방 ‘쉰 기술’로 변해 쓸모없게 된다. 규제 완화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기술개발에서 앞서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표 1>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계류된 법안과 현황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배워야할 것이 많다. 규제 완화는 물론, 4차 산업혁명과 창업을 준비하는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초중고에서도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대학 입학시험도 창의적인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수능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 교육도 산학협동을 장려하고, 창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을 시켜야 하며, 국민도 젊은이들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이스라엘 못지 않는 창업국가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 / 박성현

박성현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고문은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명예교수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 한국통계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사회적책임경영품질원 회장으로 일하면서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경영품질 진흥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2000년에 홍조근정훈장, 2015년에는 과학기술혁신훈장을 수훈하였다.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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